본문 바로가기

책소개

길모퉁이에서 만난 사람 - 양귀자 인물소설

저자는 1955년 전주에서 태어나 원광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대표작으로는 『귀머거리 새』, 『원미동 사람들』,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엄마노릇 마흔일곱 가지』가 있다. 

 

yes24에서 가져온 표지

도서관 사서선생님의 추천으로 힐링할만한 읽기 좋은 책으로 골라봤다. 

 

주말아침에 햇빛 받으며 쇼파에 드러누워서 편하게 읽을 만한, 그냥 에세이처럼 가볍게 읽는 책도 좋다. 

 

길모퉁이에서 만난 사람들은 작가가 만난 여러 유형의 사람들을 통찰력있게 그려낸 책이다.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한 묘사가 마치 그 사람을 만나고 온듯한 느낌이 들 정도이기도 하다. 

 

얼마전에 박완서 작가의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라는 책을 읽어보았을때랑 비슷한 느낌인데, 작가의 시점에서 보이는 세상이 참 다르구나를 새삼 깨닫게 해주는 책이다. 나도 저렇게 통찰력있게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책 내용 중 part. 우리를 견디게 하는 것들

 

참 이상한 일이었다. 이제는 내가 보호해드려야 하는 지경으로 늙어버린 어머니의 장탄식을 듣고 나면 나는 불현듯 눈시울이 뜨거워지면서 기운이 나는 것이었다. 그리곤 괜히 머리가 지끈거린다고 말하고 싶거나 어깨가 빠지는 듯이 아프다고 어리광을 부리고 싶은 마음까지 불끈 솟아나는 것이었다. 하지만 나이 사십을 앞두고 철이 없어도 유분수지 노모의 마음을 아프게 할 그런 말을 할 수는 없다. 철이 좀 든 나는 대신 이렇게 말함으로 해서 조그만 효도를 하기는 한다. "엄마, 인절미 구워 먹을까요? 엄마가 구워주면 더 맛있더라."

그러면 허리 굽은 내 어머니는 당장에 얼굴이 환해지면서 부엌으로 달려가시는 것이었다. 

 

연세가 드실 수록 자식에게 무언가를 해 주시는게 좋은 어머니를 너무 공감되게 잘 표현했다. 걱정해주는 포인트며 어머니가 좋아하는 것을 묘사를 통해 콕 잘 집어냈다. 우리엄마도 우리가 맛있다고 하는 것은 정말 매년을 해주신다. 그래도 그게 살아가는 낙이신 걸 보면 가끔 효도인가 싶어 가만히 두기도 한다. 

 

모든 것들을 군사용으로 바꾸는 박영국씨, 동네 시인, 동네 예술가, 처음엔 도무지 누군지 모를 재밌게 묘사해 주신 김밥아주머니, 신도림에서 무조건 내리는 양민호씨, 살림 맡아하는 남의 남편 등 인물에 대한 묘사가 단연 돋보인다. 

 

에세이와 소설 사이에서 허구인지 사실인지 모를 정도로 사실 분간이 안된다. 

인물 소설이니 허구이나 상상일테지만 정말 내가 만난 사람처럼 잘 묘사되어 있다.

 

사람에 대한 깊은 통찰력, 저자는 생각보다 사회성이 좋은 사람은 아닐터다. 글을 쓰는 사람중에 사회성이 아주 뛰어난 사람을 본적이 없다. 본인이 소통하지는 않지만 유심히 잘 관찰하기는 하는 모양이다.

왠만한 사람만 보면 그 사람의 직업을 알아 맞춘다는 택시운전기사님의 얘기가 작가 본인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인물에 대해 깊이있게 보는것 같다. 

 

그렇다면 나는 사람을 대할 때, 어떤 면을 최대한 많이 보고자 할까? 

의리, 인간성, 신의, 신뢰, 책임감, 선함, 무게감을 가진 사람이 참 좋다.

마음이든 입이든 참을 수 없는 가벼운 사람을 싫어한다. 

나는 성선설을 믿는다. 처음부터 인간은 착하게 태어났고 환경에 의해 악해졌다고 나는 믿고싶다. 나는 악해지고 싶지 않았는데 환경에 의해 그리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무엇이든 부족한 환경이 그런 성격을 만들어 내는것 같다. 그러한 결핍이 무언가 다른 것을 만들어내는 것 같다.

그래서 우리 아이도 그 무엇이 결핍되지 않게, 또한 풍족은 또 다른 부작용을 야기할 터이니, 그 중간을 주려고 하는데 생각보다 잘 되지 않는다. 

 

내 마음에 서정적인 정서를 한껏 불어넣어준 길모퉁이에서 만난 사람, 내가 스치는 인연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게 해준 책이다. 

 

그냥 가벼운 책을 읽고 싶을 때 머리가 복잡할 때 엄마같은 푸근한 책을 접하고 싶을 때 한번 보기에 괜찮은거 같다. 여러 유형의 사람에 대한 이해가 필요할 때 보기 딱 좋다.

'책소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0) 2022.03.16
완전학습 바이블  (0) 2021.12.14
내가 생각하는 부자  (0) 2021.12.10
아웃라이어[outlier]  (0) 2021.11.26
긴긴밤 -루리  (0) 2021.1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