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의존도 ↓ 美·유럽비중 ↑…한발 빠른 방향전환이 '신의 한 수'
우수연기자
입력2024.09.05 14:05
수정2024.09.05 15:58
01분 08초 소요
현대차그룹이 일찌감치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미국·유럽 비중을 늘린 조치는 현 시장 상황에선 ‘신의 한 수’가 됐다. 최근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중국 브랜드의 점유율이 70%에 육박하면서 해외 자동차 제조사들이 고전하는 반면, 현대차그룹은 2017년 사드 사태를 계기로 중국 판매 급감을 경험하면서 빠르게 선진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4일 현대차·기아 실적 자료를 보면 올해 상반기 349만여대의 글로벌 소매 판매에서 현대차·기아의 중국 비중은 4%(13만4000대)에 그쳤다. 같은 기간 브랜드별 판매에서 중국 비중은 폭스바겐그룹이 30%, 도요타그룹이 16%였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후폭풍을 겪기 이전 현대차· 기아 의 중국 판매 비중은 21%(2016년 상반기, 79만3000대)에 달했다. 8년 사이 현대차그룹은 중국 판매 의존도를 21%에서 4%대로 크게 줄인 것이다.
현대차 그룹은 변화하는 권역별 판매량에 맞춰 자산 재편도 단행했다. 중국 판매량 대비 설비투자가 과잉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픈 손가락을 잘라내야 글로벌 사업의 전체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현대차는 한때 5개로 늘렸던 현지 공장을 3개로 줄였다. 1개 공장은 추가 매각하기로 했다.
중국 시장의 빈자리는 미국·유럽 등 선진국을 위주로 인도·중남미 신흥국 판매를 병행하며 채웠다. 특히 같은 기간 북미 판매 비중은 18%에서 26%까지 늘었으며 유럽은 13%에서 17%로, 인도 비중도 6%에서 12%로 두 배가량 증가했다. 미국·유럽 중심으로 판매가 늘면서 수출 단가가 높아졌다. 차종도 이익률이 높은 친환경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위주로 해외 판매가 늘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
반면 중국 의존도가 높은 대부분의 글로벌 제조사는 중국 로컬 브랜드 전기차 급부상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올해 7월 기준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수입차 판매 비중은 33%까지 떨어졌다. 수입차의 중국시장 점유율은 2022년 56%까지 높아졌으나 로컬 브랜드의 선전으로 2년여 만에 급락했다. 줄곧 중국시장 시장점유율 1위를 놓치지 않았던 폭스바겐그룹은 지난해 처음으로 BYD에 선두 자리를 내줬다.
폭스바겐그룹은 올해 상반기 중국 합작사 연결 지분 손익(8억1000만유로)이 전년대비 30%가량 줄었다. 한때 중국에서 연간 400만대를 판매했던 GM도 올해 2분기 중국 사업에서 1억4000만달러(약 1400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두 업체는 최근 강력한 구조조정을 시사했다.
업계는 중국 사업 부진이 구조조정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라고 보고 있다. 메리 바라 GM 회장은 지난 7월 투자자들에게 "현재 중국에서 돈을 벌고 있는 경쟁사는 거의 없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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