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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비엘바이오

에이비엘바이오, 한국 바이오 역사상 없던 비즈니스 모델을 꿈꾼다

② 에이비엘바이오 이상훈 대표 시리즈 인터뷰
이중항체 ADC를 통한 사업 확장, 지속적인 로열티로 '영속성' 확보 

  • 입력 2024.07.25 06:00
  • 수정 2024.07.25 09:21
  • 기자명김응민 기자
 

 

[팜뉴스=김응민 기자] 양자(量子, Quantum)가 일정 궤도를 돌다가 일순간 도약하는 현상, 일명 '퀀텀 점프'가 일어나려면 반드시 '충분한 에너지'가 공급돼야 한다는 선행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이는 사람이나 기업에게도 통용된다. 기존의 틀을 깨고 단번에 도약하거나 폭발적인 성장을 이뤄내는 것을 비유적으로 '퀀텀 점프'라고 표현하는 이유다.

차세대 이중항체 ADC 개발을 통한 글로벌 바이오 기업으로의 도약, 즉 퀀텀 점프를 꿈꾸는 에이비엘바이오 이상훈 대표는 어떤 계획과 비전을 갖고 있을까. 팜뉴스 취재진이 판교를 방문해 들은 생생한 내용을 있는 그대로 전한다.

에이비엘바이오 이상훈 대표

최근 진행한 에이비엘바이오 기업설명회 반응이 뜨거웠다. 대내외적으로 반응이 어떠했나

대체로 긍정적인 편이다. 에이비엘바이오가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것에 대해 나쁘지 않은 반응을 보였고 단기 및 중장기 계획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다만, '이중항체 ADC(Antibody Drug Conjugate, 항체-약물 접합체)'에 대해서는 여전히 물음표가 있는 것 같다. 꼭 해야 하는지, 왜 지금 시기인지, 다른 방법은 없는지 등 다양한 질문을 받았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반응에 대해서 저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 편이다. 여태까지 에이비엘바이오가 걸어온 길을 돌이켜 보면 늘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지난 2016년에 설립할 당시 이중항체 플랫폼을 개발한다고 했을 때에도 그러했고, 뇌혈관장벽(BBB) 투과 항체 기술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에이비엘바이오는 늘 그랬다. 새로운 것을 시도할 때마다 걱정과 우려 섞인 시선들이 있었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을 모두 '단기적인 현상'일 뿐이다.

모든 일이 그렇겠지만 특히 제약바이오 산업은 비즈니스 면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편이다. 늘 해왔던 것처럼 철저하게 검증하고 어떤 것에도 흔들리지 않는 '과학적인 결과'로 보여 드릴 것이다.

퀀텀 점프를 하기 위해서는 유상증자와 같은 대규모 투자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좀 더 구체적인 설명을 해달라

이른바 3세대 ADC로 불리는 현재의 ADC 시장은 TOP1i 기반의 엔허투나 트로델비와 같은 제품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단일항체 ADC는 제한된 타겟으로 개발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그간 내재화한 ADC 기술력과 새롭게 확보된 이중항체 파이프라인을 통해 차세대 이중항체 ADC(Antibody Drug Conjugate) 개발을 통한 글로벌 바이오 기업으로의 도약하고자 한다.

이중항체 ADC 시장은 아직까지 승인된 약물이 없고 대부분의 파이프라인이 초기 임상 개발 단계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적극적인 투자로 조기 시장 진입에 성공한다면 '시장 선점 효과'를 통해 경쟁력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이중항체 ADC 분야가 아직 시기상조라는 목소리가 있다. 또한 에이비엘바이오 USA 투자가 너무 갑작스러운 결정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한 생각이 궁금하다

에이비엘바이오가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이중항체 ADC'를 잡은 것도, '에이비엘바이오 USA'를 임상 전문 기업으로 확장하는 것도 오랜 숙고(熟考)의 시간을 거쳐 결정한 것이다. 최소 3~4년 동안 고민한 사안들이다.

바이오 업계를 보면 일종의 트렌드가 있다. 장내 미생물을 연구하는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이나 암 줄기세포(Cancer stem cell) 이론 등이 대표적이다.

주목할 점은 그중에서도 마치 스테디셀러처럼 오래 지속되는 유행이 있다는 것이다. ADC가 대표적인데, ADC는 유행을 타기 시작한 이후 1세대~3세대까지 단계를 거치며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중항체도 마찬가지다. 1세대에서는 혈액암에서만 허가가 났었는데, 2세대로 넘어오면서 고형암에서도 새로운 허가나 승인이 나오기 시작하고 있다.

이미 수많은 글로벌 빅파마들이 이중항체 ADC를 개발하고 있으며 중국 제약사들까지 임상 1상에 진입하는 상황이다. 시기적으로 보면 오히려 늦은 감이 없지 않아 있다.

에이비엘바이오 이상훈 대표

신규 사업을 진행하려면 이를 위한 자금 확보가 필수적이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알려달라

이중항체 ADC 개발을 위한 재원은 총 세 가지 방안을 통해 확보할 생각이다.

첫번째는 기존에 사노피, 유한양행, 시스톤 등과 맺은 기술이전 계약에서 수취하는 600억원 가량의 마일스톤이다.

두번째는 이번에 진행한 14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다. 이번 유상증자는 KDB산업은행을 포함한 5개 기관과 제3자 배정 방식으로 상환 의무가 없는 전환우선주(CPS) 577만 8196주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세번째는 올해 안에 진행될 신규 기술수출로 유입되는 자금이다. 현재 글로벌 빅파마와 신규 기술이전에 대한 텀 시트(term sheet)를 수령한 상태다. 단순 물질이전계약(MTA)이 아닌 구체적인 투자의향서로 올해 안에 최소 1건의 라이선스 아웃이 예정돼 있으며 내년에 추가로 +@가 나올 수도 있다.

앞서의 플랜을 통해 총 4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하게 되며 이를 바탕으로 이중항체 ADC 개발을 본격화 할 예정이다.

앞으로 에이비엘바이오가 나아갈 방향은 무엇이며 어떤 청사진을 그리고 있는지 알려 달라

글로벌 경쟁력 강화 및 기술이전을 위한 사업개발 기회 확대를 위해 미국에 100% 자회사 형태로 설립한 에이비엘바이오 USA가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미국에서는 기업 가치를 측정할 때, 파이프라인의 개수보다는 과학적인 검증 유무를 눈여겨 본다. 무조건 많은 후보물질을 보유한다고 해서 좋은 것이 아니라, 파이프라인은 적더라도 임상 1상 혹은 임상 2상에서 정말 검증된 것인지를 더욱 중요한 지표로 여긴다.

에이비엘바이오 USA가 철저히 임상 위주의 회사로 가야 하는 이유다. 이번에 확보된 자금을 바탕으로 총 세 개(ABL206, 209, 210)의 이중항체 ADC 파이프라인을 개발할 계획이며 그 중 하나 이상의 물질을 기술이전해서 추가적인 현금 흐름(cash flow)를 창출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나머지 파이프라인들도 좀 더 후기 임상에 진입할 여력이 생길 것이며 결과적으로 저희가 개발하는 자산(asset)의 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에서 창출되는 수익과 더불어, 기존에 라이선스 아웃했던 ABL001과 같은 물질이 상업화에 성공해 로열티가 들어오게 된다면 에이비엘바이오는 또다른 전환점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지속적인 캐시인(cash-in)을 통해 기술이전에만 목매지 않고 진정한 후기 임상을 수행할 수 있는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으로 발돋움하는 것이다.

이러한 사업모델은 여태까지 우리나라 제약바이오 역사상 없었던 형태다. 에이비엘바이오가 글로벌 리딩 기업으로 도약하는 그날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기획] 에이비엘바이오, 한국 바이오 역사상 없던 비즈니스 모델을 꿈꾼다 - 팜뉴스

에이비엘바이오 시리즈 기획 인터뷰① 양자역학 \'퀀텀 점프\'로 본 에이비엘바이오의 유상증자 결정② 에이비엘바이오, 한국 바이오 역사상 없던 비즈니스 모델을 꿈꾼다 양자(量子, Quantum)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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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단위 계약 거뜬’, K바이오 플랫폼 기업 잇단 ‘잭팟’

입력 2024-06-24 05:00
에이프릴바이오, 美 바이오 기업에 6500억 원 기술수출
알테오젠‧리가켐‧에이비엘 등 플랫폼 기업 조 단위 빅딜
플랫폼 기업, 단일 파이프라인보다 연속‧확장성 높아

 

바이오 플랫폼 기업의 선전이 계속되고 있다. 해외기업과 연이어 기술수출 소식을 전하며 잭팟을 터뜨리고 있다. 최근 기술이전에 성공한 에이프릴바이오를 비롯해 알테오젠,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 에이비엘바이오 등 플랫폼 기업의 기술이전 규모는 조 단위가 넘는다.


23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에이프릴바이오는 미국 신약개발사 에보뮨에 자가 염증질환 치료제 'APB-R3'의 기술이전에 성공했다. 총 계약 규모는 4억7500만 달러(약 6550억 원)이며 계약금은 1500만 달러(약 207억 원), 판매 로열티는 별도다.

기술이전의 기반은 지속형 재조합 단백질(SAFA) 플랫폼이다. 이 플랫폼은 우리 몸에서 약물의 반감기를 늘리는 역할을 한다. 약물이 체내에서 빠져나가는 속도를 늦춰 약물 효과를 더 높일 수 있다.

에이프릴바이오는 2021년에도 SAFA 플랫폼으로 덴마크 제약사 룬드벡에 최대 4억4800만 달러(약 5400억 원) 규모의 APB-A1을 기술이전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에이프릴바이오는 SAFA 플랫폼 2건의 기술이전에 성공했고, 규모는 누적 1조2000억 원이다.

피하주사, ADC, 이중항체까지 다양한 플랫폼 등장
알테오젠은 정맥주사(IV)를 피하주사(SC)로 바꿔주는 플랫폼 ALT-B4로 4건, 총 7조 원에 달하는 계약을 했다. 올해 2월에는 머크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SC제형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라고 공식 발표하기도 했다.

항체약물접합체(ADC) 기업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는 2015년 중국 포순제약을 시작으로 지난해 12월 얀센과 계약까지 13건의 기술이전 계약을 했고, 금액은 8조7000억 원에 달한다. 이 중 7건이 컨쥬올 ADC 플랫폼을 통해 이뤄졌다. 컨쥬올은 항체와 페이로드(Payload·저분자화합물)를 원하는 부위에 결합하고, 약물이 혈중에서 방출되지 않게 해준다. 안전성과 암세포 살상 능력도 우수하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이중항체 플랫폼 그랩바디 중 뇌질환 이중항체 타깃인 그랩바디-B 기술로 개발한 파킨슨병 치료제 후보물질 ABL301을 2022년 사노피에 10억6000만 달러(약 1조2700억 원) 규모로 기술이전했다. 이 플랫폼은 뇌 내피세포의 표면에 존재하는 인슐린 유사성장인자1 수용체(IGF1R)를 타깃해 항-알파시누클레인 항체가 혈액뇌관문(BBB)을 효과적으로 통과할 수 있도록 돕는다.

플랫폼은 일회성 아닌 다회성…“연속‧확장성 있어”
바이오 플랫폼 기업이 주목받는 이유는 연속성과 확장성 때문이다. 플랫폼 기업은 자사의 플랫폼을 활용해 개발한 물질을 기술이전하거나, 플랫폼 기술 자체를 이전한다. 플랫폼 기술을 이전하는 경우 고객사가 보유한 물질에 플랫폼 기술을 적용하는 개념이다.

또 일반적으로 하나의 파이프라인을 기술이전하면 고객사가 해당 물질에 대한 연구개발, 상업화 권리까지 가져간다. 해당 고객사가 기술을 반환하지 않는 이상 손을 떠난다. 하지만 플랫폼을 활용하면 여러 물질을 개발할 수 있다. 따라서 계약 상대방이 한 곳으로 한정되지 않고 여러 번의 기술수출이 가능하다.

바이오 플랫폼 기업 관계자는 “파이프라인은 한 번 기술이전하면 끝이지만, 플랫폼은 다수의 고객사에 중복으로 이전할 수 있다”고 장점을 설명했다.

국내 바이오기업 대표는 “플랫폼을 통해 개별 파이프라인을 계속 개발할 수 있고, 그것 때문에 플랫폼 기업이 매력적이다. 하나의 물질이 아니라 플랫폼을 통해 지속적으로 파이프라인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증이랑 맞물려 있어서 초기에 자금을 많이 투입해서 초기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건 알겠는데 역시 바이오는 어렵긴 하다. 1조 2700억원 사노피랑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는데 이게 또 어떻게 매출로 잡히는지도 잘 모르겠고, 갈길이 먼 바이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