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우리집 냥이가 중성화 수술을 받았다.
몸무게가 2kg가 넘으면 하려고 기다렸다. 6개월경에는 여름이라 또 기다렸다.
그래서 10개월 정도에 하게되었는데 조금 늦은거 같다.
1차 발정이 나기전에 하면 좋다고 들었는데, 이러저러한 이유로 이번주에 하게되었다.
의사선생님과 통화하니 다발정동물이라 언제가 발정기인지 모른다고 하셔서, 일단 일주일 뒤로 예약을 잡았다. 병원도 여러종류의 병원이 있지만 우리는 조금 더 저렴하고 중성화수술 전문으로 하는 병원을 갔다.
범어동에 따뜻한on동물병원에서 했다.
간호사, 의사 선생님들 대체적으로 친절하고 괜찮았다.
마이펫플러스 어플에서 검색해보고 찾아보았다.
종류는 프리미엄과 스탠다드가 있는데 둘 중에서 스탠다드로 선택을 했다. 가격차이는 8만원 안밖이다. 프리미엄은 마취에 관한 검사와 엑스레이 등 몇 가지 추가 검사를 더 해주는걸로 알고 있다. 기본 수치검사에서 다 정상이라 스탠다드도 나쁘지 않은것 같았다.
가장 잘 한 것 중 하나가 항생제를 먹는 약 말고 주사약으로 선택한 것이었다. 보통 고양이들은 약에 예민하기 때문에 토하면 본인, 보호자 모두 힘든데 이런 실갱이를 줄일 수 있으니 33,000원 추가하고 주사 항생제 맞길 권한다. 약효가 7~10일은 간다고 하니 항생제를 따로 먹일 필요가 없다.
준비사항은 넥카라와 환묘복 정도이다.
너무너무 불편해해서 거의 1시간도 못하고 벗어던져버렸다. 너무 불편하단걸 온몸으로 표현하시길래 옷으로 바꿔입혔더니 넥카라보다는 나은 모양이다.
넥카라도 검색을 많이 해봤는데, 쿠팡에서 그냥 제일 저렴하고 가성비가 뛰어나다는 넥카라를 주문했다.
2.6kg에 m을 주문했더니 사이즈가 좀 크다. 똑딱이가 3개 있고, 젤 안쪽에 했는데도 짜증이 난 크림이는 몸을 동굴동굴 말면서 다 빼버렸다. 진짜 안 빠지게 생겼는데 이게 빠졌다면 왠만한 넥카라는 다 빠진다고 봐야한다. S사이즈를 주문했더라면 괜찮았을지도 모르겠다.
11시 예약이라 5분전에 도착해서 기다렸다. 기본검사를 하고 설명 듣고, 또 10분 기다렸다. 그리곤 수술이 끝나면 전화 주신다고 하셔서 12시 30분쯤 전화와서 잘 끝났고 마취에서 깨어나고 있다고 하셔서 1시간 30분쯤 데리러 갔다.
의사선생님이 호흡마취하기 전이랑 수술부위 제거해낸 난소와 자궁을 사진(ㅅ자 모양)으로 보여주셨다. 왠지모르게 약간의 죄책감이 들었다. ㅠㅠ 그래도 생식기 관련 병이 덜 걸리고 오래 살수 있다고 하니 위안을 삼아야겠다.
집에 데리고 와서 보니, 수술부위에는 압박붕대를 하고 있고 집에서 준비해간 넥카라를 하고 있었다. 의사선생님이 물을 먼저 먹이고 밥을 먹이라고 하길래, 물을 주니 제대로 앉지도 못하고 물을 쏟아버려서 안 먹고 싶구나 생각하고 거의 6시까지는 아무것도 주지 않았다. 그때까지 자지도 않고 괴로운지 20~30분 간격으로 계속 짜증만 내고 있다. 하반신이 아직 마취가 안 풀려서 그런지 거의 끌고 다니다시피 했다. 넥카라도 벗어 던져 버리고 옷도 벗어버리더니 습식그릇을 가져오니 절뚝절뚝 못 걷는 줄만 알았는데 힘겹게 일어나 뛰어오는 것이었다. 그리고 습식과 츄르를 먹고 기운을 차리기 시작했다. 진작 줄걸 그랬나 괜히 미안했다.
그래도 혹시나 몰라 주인을 물까봐 얼마나 걱정을 했는지 모른다. 순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모습을 보니 솔직히 좀 무서웠다. 자고 일어나 보니 하반신이 마비되어 있고 나의 번식기능이 상실되어 있었으니 그럴만도 하다고 생각했다. 생명의 위협을 느꼈는지 정말 예민했다. 첫 날은 잠을 못 잘것을 예상했었는데 새벽에 2~3번 짜증내는 소리만 들리고, 그렇게 그 다음날 아침이 되었다. 다음날은 잘 걷고 밥도 잘 먹고 거의 종일 잠만 잤다. 둘째날은 거의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다. 그 전날 입혀 두었던 환묘복도 잘 입고 있었다.
그리고 3일째 되던날 압박붕대를 풀기위해 병원에 갔다.
압박붕대를 풀고 왔는데도 간지러운지 하루종일 천 위로 그루밍을 한다.
수고했어. 크림아. 건강하게 잘 살자.